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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차 개발자의 넋두리

WooKoo 2024. 10. 13. 15:18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작성하러 왔습니다.

그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뒤를 돌아보지 못했던 것 같아서 조금은 후회스럽습니다.

어느 덧 만으로 4년 이제는 5년 차에 들어섰습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하고싶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많아서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5년 차라고하면 주니어의 탈은 벗어나고 멋있게 1인분을 하는 그런 시기라고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그런 연차가 되어보니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도 같고 아직도 기술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들의 변화가 많이 생기고 성장했던 시기인 것 같습니다. 

 

 

1. 회의가 많아진다.

리드 포지션을 맡게되면 작게는 iOS 팀의 의사결정부터 모바일팀, 크게는 프로덕트팀 전체의 의사결정에 의사를 내어야하고 그만큼 회의에도 많이 참여하게 됩니다. 회의가 많다고 배포 일정을 뒤로 미뤄주거나 하는 회사는 많지 않겠죠. 정작 개발을 해야 할 시간은 많이 부족합니다. 이렇기에 효율적인 체계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많은 고민들을 해봤던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과 어떤 피처의 킥오프를 진행 할 당시였습니다.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회의 였고, 현재 서비스와 연계 된 부분, 필요한 사항들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필요한 것에 대해서 다들 적극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좋았으나 문득 이 회의 끝나면 다음 진행까지는 누군가 또 회의를 열어주기 전에 아무런 진행이 되지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의 마지막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떤 팀에서 어떤 것을 확인해서 가져오면 되는지 명확하게 정리해서 진행하시죠"

개발 담당자인 저를 회의에 참여시키더라도 아이디어 단계의 회의에서 구현이 가능한지, 사이드 이펙트는 없는지 확신하여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확인이 필요한 사항과 다음 회의까지 어떤 것들을 각 팀에서 구체화하여 회의록에 적도록 필요했습니다.

PM 님께서 회의록에 잘 기록해주셔서 프로젝트의 진행에 속도가 붙은 것이 체감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목적조직으로 조직이 구성되어있는데 글로벌 조직에서는 이미 이런 회의 문화를 가진지 오래였습니다.)

 

그렇게 탄생 된 회의록의 TODO ...

 

 

 

 

일이 여유로우면 담소도 나누면서 회의를 진행 할 수 있겠지만, 어느 회사나 그렇듯 빠듯한 일정에 여러 추가 업무, 유저들의 VoC, 개발적인 개선 등 너무 많고 심지어 채용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팀원분이 이를 알았는지 많은 개발과 QA 등을 솔선수범하게 처리해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꼭 필요한 공유는 빠지지 않도록,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은 줄이도록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2. 채용 할 일이 많아진다.

최근 이력서만 200개 이상을 보고 iOS, Android, Tech Lead 포지션까지 면접에 참여하였습니다. 긴장을 너무해서 떠는 목소리인 지원자와 자신감이 넘치며 호탕한 지원자. 지원자님들의 뛰어난 역량을 파악하기에 면접관의 능력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떤 지식 하나를 아냐 모르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검색하면 다 나오거든요) 결국은 본질인 것 같습니다.

하루에 9시간 씩 붙어서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 내 동료가 될 사람, 일을 잘할 사람, 타 부서와도 잘 협업 할 사람 등, 개발적으로 더 성장하여 좋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지 등.

 

한 안드로이드 지원자가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원래는 법인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데 면접 시간이 다가와도 오시질 않으셔서 제 개인폰으로 연락드렸습니다.  저희 회사가 이사를 했거든요. 이전 회사 주소로 잘못가셨나하여 연락드렸더니 잘못가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면접에서 아쉽게 탈락하셨는데 제 개인 폰으로 연락이 와서 피드백을 요청하셨습니다. 원래는 피드백을 드리지않는데 간절해보이시기도 하시고 개인 폰으로 연락이 와서 무시하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신입 당시 뱅X샐XX에서 탈락하고 피드백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피드백을 한 페이지 가득 주셨던 개발자분을 떠올려서 저도 부족하지만 지원자님이 조금 더 성장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피드백을 전달해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xxx님!
xxxx에서 모바일 개발을 하고 있는 이재욱이라고 합니다.
우선 저희 회사에 귀중한 시간을 내어 지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 회사 채용은 면접을 참여했던 면접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면접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기술적인 내용, 조직과의 핏,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핏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선 채용 시장이 어려운 만큼 수 많은 이력서들을 저희가 받았고 검토하고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서류에서 합격하신 만큼 타지원자의  이력서보다 기술적으로도, 구성적으로도 매력적으로 보여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지원자님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에 지원자님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질문으로써 이끌어내고 확인해야하는 면접관의 능력도 중요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참여했던 면접관의 능력도 부족했다고 느끼고 있어서 죄송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면접에 참여했던 제 개인적인 피드백을 드려보자면 지원자님은 신입에 비해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으십니다.
신입이라면 면접에서 개발에 대한 열정, 관심, 노력 등을 위주로 판단을 하고있습니다.
경력이 있으신 지원자님의 경우 어떤 성과를 내었는지, 적용한 기술의 장단점, 적용해야만 했던 회사의 상황, 그로 인한 실제 결과 등을 위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이러한 모습을 면접에서 잘 이끌어내지 못했고, 지원자님의 뛰어난 역량을 모두 확인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희 회사는 소수의 인원들이 매일 치열하게 논의하고 개발하며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소수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조직인만큼 한 분을 모시는데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력서 작성해주신 토대로 연관된 내용들을 꼼꼼하게 습득하고 면접에서 보여주셨던 밝은 에너지를 보여주신다면 앞으로 더 뛰어난 개발자가 되실거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회사 규정상 자세한 피드백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치열한 개발시장 취업의 어려움을 알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올려드립니다.
당사에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좋은 기회로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존중하는 자세와 겸손함을 갖추는 것이 연차가 늘수록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지원자와 구성원들을 대하며 배워야겠습니다. 많은 지원자들을 보며 저의 부족함을 인지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지도..

 

 

 

3. 개인과 팀을 대하는 가치관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당시에는 개인의 성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열심히 개발하여 좋은 영향을 준 만큼 많은 보상을 바랬고,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더 중요한 가치를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바로 일하는 그 자체 인 것 같습니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좋은 디자인과 문서를 받으며 개발하는 그 순간순간이 좋았고 단순히 돈을 벌려는 노동 자체의 의미보다도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더 좋은 경험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체가 삶의 큰 파티션으로 중요하며, 행복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경험 부족한 팀의 리더로서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원의 앞 길을 막아선 안된다.' 였습니다. 

저의 잘못 된 의사결정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면 그 죄책감은 많이 무거울 것 같습니다.

항상 제 의사결정을 믿고 응원해주는 팀원분에게 감사하며, 저는 팀원분이 보람찬 환경에서 몰입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